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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아즈퀘타 (4)
시뭄의 아코디언 세계 여행

나 혼자만 묵을 줄 알았던 숙소에 시끌벅적 인기척이 났다. 이탈리아에서 온 50대 남녀였다. 언뜻 듣기엔 이탈리아어와 스페인어가 주는 느낌은 비슷한 것 같았다. 뭔가 강렬한 느낌. 태양빛이 강렬한 나라들의 공통점일까. 당연히 커플일 줄 알았더니 알고보니 그들은 길에서 만난 친구였다. 하지만 난 그들 사이에 뭔가가 있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다니엘라는 화장품 관련 마케팅일을 하고 있었고, 루파르보는 얼마전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고 산티아고를 온 사업가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탈리아 사람들...나이 들었어도 참 잘 생기고 이뻤다. 다니엘라와 루파르보는 마치 오래된 친구처럼 서로 농담을 하고 웃기도하며 이야기를 했다. 처음에 우린 약간 어색했지만, 마침 엘레나가 먹으라며 내어온 수박 덕분에 우린 옥상에서 함..

약속한대로 엘레나는 그녀의 딸 코라와 나를 싣고 에스텔라로 갔다가 다시 돌아왔다. 엘레나는 딱 숙박비만큼의 현금을 가진 내게, 그 현금을 돌려주며 이따가 은행 갔다가 오면 달라며 이제 까페에 가서 커피 한잔과 쿠키 하나 돈이 생겼네. 하며 웃어주었다. 그 마음이 어찌나 따뜻하던지. 엘레나는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다가 무슨 사연인지 딸과 함께 아즈퀘타에서 작은 알베르게를 운영하며 살고 있었다. 그녀의 알베르게는 여느 알베르게와는 달랐다. 그녀는 만다라를 위주로 한 자유로운 그림을 그리는 아티스트였는데, 그런 그녀의 색깔이 고스란히 드러난 알베르게는 곳곳마다 그녀의 손길이 더해져 있었다. 그녀의 알베르게에 대한 애정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명상,만다라,진동,주파수 같은 단어들에 관심이 많은 나에게는 흥미로운 장..

아즈퀘타...이 마을이 대체 뭐라고 난 매력에 풍덩 빠졌나 모르겠다. 내가 제일 힘들 때 가장 가까운 곳에서 나를 받아준 곳. 하지만 그것뿐이 아니었다. 나에게는 아즈퀘타의 모든 것들이 참으로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유독 느리게 흐르는 것 같던 시간까지도. 너무 작은 마을이라 알베르게 하나와 작은 바 하나가 있는 것이 전부인 이 마을에서, 나는 까미노 출발 후 가장 긴 하루를 보내게 되었다. 오전 11시 반부터 알베르게 문을 두드리는 나를 귀찮아할 법도 할텐데, 청소를 하고 있던 알베르게의 주인인 엘레나는 유창한 영어로 나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엘레나는 나에게 침대를 고르게 해주었고 나는 청소를 하는 엘레나를 배려해 마을의 카페에 가 있겠다고 했다. 여기서 작은 문제가 발생했는데, 미쳐 현금을 뽑아오지 못..

또다시 혼자 걷는 길. 누군가가 열심히 빠른 걸음으로 나를 지나쳐 간다. 나보다 훨씬 나이도 많아보이는 할아버지였다. 물집 때문에 힘겹게 걷는 나를 보더니 힘을 내라고 하시고는 빛과 같은 속도로 사라지심. 한참을 걸어가다가 나무 그늘에서 한 잠 주무시고 다시 출발하려는 할아버지와 다시 마주쳤다. 까미노에서 같은 얼굴을 자꾸 보게 된다면 그것은, 인연의 시작과 같다고 무방해도 좋을 것이다. 그렇게 나는 프랑수아 할아버지와 안면을 트게 되었다. 하지만 우리는 같이 걸을 수는 없었다. 안타깝게도 걷는 속도가 너무나 달랐기 때문이었다. 잠시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나는 프랑수아 할아버지가 프랑스 사람이란 사실을 알게 되었고 내가 툴루즈에 산다고 하자 즉시 반갑게 불어를 시전해 주신다. 여전히 불어가 어려운 프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