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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뭄의 아코디언 세계 여행
21. 여전히 소녀같은 그녀, 히피 소녀 마리 프랑소와즈. 본문
마리 프랑소와즈는 너무나 고운 전형적인 프랑스 할머니였다.
늘 곱게 땋은 머리와, 예쁜 레이스가 달린 공주풍의 옷들, 엔틱한 장식등을 좋아했다.
그녀의 방은 카페트며, 늘 따온 들꽃들로 늘 꾸며져 있었다.
나는 단 몇 달만 머물 이 먼 학교까지 카페트며 화병, 램프, 쿠션등을 바리바리 싸온 그녀의 정성에 감탄했다.
보통 학생들의 방은 연습실이기도 했고, 멀리서 와야했기 때문에 대부분 삭막하기 그지없었지만, 언젠가 그녀의 티타임에 초대되어 들른 방은 너무나 아름답게 꾸며져 있어서 학교 연습실이 맞는가 할 정도였다.
늘 소녀처럼 깔깔거리며 웃고, 여전히 너무나 순수한 마음을 가진 마리 프랑소와즈는 어쩐일인지 같은 나이 또래의 리나(사진 속 뒤에 찍힌)와는 앙숙같은 사이기도 했다.
리나는 대놓고 욕하는 자유로운 성격의 (다른 의미로 아이같은) 할머니였다면, 마리는 고상하고 우아하고 여리여리한 성격이었다. 너무 다른 두 사람의 성격 탓에 주로 마리는 리나의 악의없는 한마디에도 상처를 받곤 했다.
하지만 그런 소녀소녀한 두 할머니를 지켜보는 일은 나에게는 너무나 즐거운 일이었다.
리나와 마리는 나의 친구이기도 하였고, 너무도 순수한 소녀같았기 때문이었다.
마리는 프랑스어를 가르치는 교사로 오랜 기간 근무한 후 은퇴를 했다고 했다.
그녀는 프랑스어를 한마디도 하지 못한채 프랑스로 도착한 나를 보고는 한시간씩 교환 레슨을 제안했다.
자신은 프랑스어를 가르쳐줄테니, 나에게 아코디언을 가르쳐 달라고 한 것이었다.
내게는 고맙기도 한 제안이어서 얼른 받아들였는데, 그녀는 내게 수많은 불규칙 동사를 외우는 문법 숙제를 가장 먼저 내주었다. 문법이라면 질색인 나에게는 조금 따분하고 고루한 수업이었다.
사실, 프랑스어 수업은 리나에게서도 받고 있었다.
그런데 이 둘은 가르치는 방식 또한 너무 달랐다.
리나는 어디서 가져온 프랑스 B급 만화 잡지를 가지고 와서는 연극 하듯 혼자 1인 다역을 하며 실감나게 읽어주더니 나에게도 그걸 시키기도 했다. 잡지에서 이따금 욕설이 나올때면 깔깔대며 나에게 얼른 해보라며, 재촉하곤 하던 리나였다.
나는 리나의 수업 방식이 훨씬 마음에 들었지만 아무 내색은 하지않았다.
마리 프랑소와즈는 집에서 곱게곱게 자랐을 것만 같은 할머니였는데 의외로, 걸을 때만은 남달랐다.
언젠가, 마리 프랑소와즈와 함께 산책을 할 일이 있었는데 산책 도중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냥 참고 걸을 수 있는 수위가 아니어서 나는 얼른 돌아가자고 했는데, 그녀는 이 정도 비는 늘 맞고 걸었고 아무것도 아니라며 나에게 계속 가자고 했다.
그녀와 등산을 갈 때에도 걸음이 얼마나 날쌘지, 나는 따라잡을 수 없을 지경이었고 등산 도중에 계곡을 발견했을땐 갑자기 옷을 훌훌 다 벗어버리더니 자연속에서 수영을 하기 시작하는데 평소와 달리 자유분방한 그녀의 모습에 나는 깜짝 놀랐다.
마리 프랑소와즈는 발칸 음악을 특히나 너무나 좋아했는데 그녀 덕분에 나는 한국에서는 들을 수도 없었던 발칸 음악들을 많이 듣게 되었고 아코디언으로 어떻게 연주하는지도 배울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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