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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유학 이야기

14.쥴리앙의 자전거

시뭄 2019. 7. 17. 00:59

학교에는 가끔 새로운 학생들이 들어오기도 했다.

그는 자신이 만든 자전거를 타고, 세계를 여행하며 버스킹을 하면서 돈을 버는 사람이었는데 자전거를 밟으며 악기를 연주하며 노래를 한다. 

그러면 자전거 뒤의 포스터가 페달을 밟는 속도로 올라가면서 관객들을 위한 노랫말과 노래에 맞는 그림들이 천천히 올라가곤했다.

말하자면, 프랑스식 어쿠스틱 노래방 같은 거라고 할 수 있었는데, 줄리앙은 공연 전 관객들에게 코팅된 노랫말 종이를 일일이 나눠준다. 대부분 그가 연주하는 곡들은 프랑스 국민들이라면 모두 아는 '샹젤리제'나 국민 가요들이 많았기 때문에 쥴리앙이 페달을 밟기 시작하면 다같이 떼창을 하곤했다.

 

손수 만든, 그의 전부인 자전거. 그가 연주하고 있는 것은 버튼식 아코디언이다.
기타도 연주하는 다재다능한 쥴리앙.

그는 평소에는 조금 명랑하면서도 고집있는 캐릭터였는데, 공연을 시작하면 노련하게 멘트를 하면서 관객을 휘어잡곤 했다. 

쥴리앙이 얼마나 길 위의 삶을 사랑하는지, 그 생활이 오랜 생활 그의 삶이었던 것을 그 노련함으로 알 수 있을 정도였다. 쥴리앙의 공연내내 사람들은 함께 노래하고, 춤추고, 행복했다. 

쥴리앙의 표정은 또한 아주 다양해서, 마치 피에로를 보고 있는것만 같았다.

떠돌이 생활을 하다가 돈을 마련하면, 학교에 한번씩 배우러 오는 것 같았는데, 아코디언을 더 잘 연주하고 싶다는 열의가 대단했다. 대부분 그의 얼굴은 밝고 명랑하고, 과장된것 같이도 보일 정도였는데 한번씩 깊은 속 이야기를 하기도 하는 사연 많은 친구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내 그는 그 어두움을 숨기고, 뻔뻔하게 모든 여자들에게 오글거리는 멘트를 던지기도 하는, 천상 광대같은 사람이었다. 

쥴리앙의 자전거가 그리워지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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