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뭄의 아코디언 세계 여행

산티아고 순례길 프랑스 길 - 홍콩에서 온 새로운 동행과 걷는 길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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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순례길 프랑스 길 - 홍콩에서 온 새로운 동행과 걷는 길

시뭄 2019. 8. 21. 02:23

의도치 않게 동행이 생겨버렸다. 까미노란 그런 곳이었다.

내 계획대로 뭐든 되지 않는다는 것. 인생과 참 닮았다 싶다.

첫 날 내게 좋은 알베르게를 알려준 홍콩에서 온 쉐아라는 친구를 만났다.

안그래도 그녀와 더 이야길 나누지 못한것이 아쉬웠기에, 무척 반가웠다.

쉐아는 회사를 다니다 그만두고 1년 정도 세계 여행을 하고 있다고 했다.

산티아고는 그녀의 마지막 여행지라고 했다. 

영화를 보고 산티아고를 마지막 여행지로 정하기로 했다고 한다.

 

나보다 훨씬 작고 어려보여서 이십대 후반인줄 알았더니 세상에나..마흔이란다.

마흔살이 된 기념으로 자신에게 특별한 선물을 주고 싶었다며 세계 여행을 계획했다는 사랑스러운 친구였다.

쉐아와 나는 참 닮은 점이 많았다.

우린 작고 소소한 것들을 사랑했고, 누가 뭐랄것도 없이 걷다가도 그런 풍경들을 마주할때면 멈춰서서 사진이나 영상을 찍곤했다. 서로 같은 것들을 좋아하니 기다려주면서도 이해를 할 수 있었다.

 

쉐아에게 여행 전과 후 자신에게 뭔가 달라진게 있냐고 물었더니 처음엔 없는것 같다고 하는 그녀.

그러더니 이내 스스로에 대해 더 잘 알게 되었다는 대답을 해 주었다.

그 말을 듣고 어찌나 안심이 되던지 모른다.

나는 내 자신을 잘 모르는게 나만의 문제인줄 알았던 것이다.

그러나 자신을 오롯이 안다는 것은 정말이지 생각보다 어려운 것이었다.

스스로를 잘 안다고 생각했던 과거의 나는 얼마나 오만했던가싶다.

하긴, 오죽하면 소크라테스가 너 자신을 알라는 명언을 남겼겠나..

 

지난 4년간 음악에 미쳐있었다면, 음악에 대한 그 열정이 지금, 여행으로 옮겨가고 있는것을 느꼈다.

여행을 하고 싶었다. 그런 순간에 세계 여행중인 쉐아를 만난건 운명이나 마찬가지같았다.

과거의 나는 여행을 다니는 사람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여행을 해서 얻는게 무엇인지 몰랐으니까.

돈이 있다면, 내가 원하는 집이나 차, 예쁜 옷등을 살텐데..라고 생각하던 시절의 나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알게 되었다.

여행이 내게 주는 의미를..

여행은 나를 더 알게하고, 내면을 성장시키기에 더없이 좋은 경험이었다.

내 영혼이 지구에 태어난 이유는,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가 아니라, 내 몸을 가지고 다양한 경험을 하고, 다양한 다른 영혼들을 만나기 위해서라는 것을, 이제는 너무도 잘 알고 있다.

좁은 세계를 깨고, 어느새 이렇게 자란 내 영혼이 대견하기도 했다.

아름다웠던 고목

 

트랙터의 색이 너무 이쁘다. 농사하는 것도 예술!

까미노의 상징인 조가비 껍질이 곳곳에 보인다.

스페인의 교회의 내부는 대부분 화려한 느낌이다.

아름다웠던 천장 모양.

내관에 비해 외관은 약간 수수한듯한 느낌도 든다.

풍력 발전기들이 나란히 나란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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